1부 예배만 드리고 천안에 결혼식에 같이 가는게 어떠냐고
남편이 조심스럽게 묻는다.
신랑 아버지가 학교 선배이면서 계열회사 사장이기도하단다.
제약회사 그룹이라 틈틈히 나에게 영양제를 챙겨줘
항상 마음의 빚을 지고 있었다.
두 아들을 한꺼번에 결혼시키는 합동 결혼식이라
꼭 같이 가야할 자리라고 하면서도
워낙 성가대를 소중히 생각하는 아내인지라
강요는 못하고 나의 의견을 묻는다.


남편과의 여행!
신록의 계절 5월에 남편과 단 둘만의 여행 엄청 설레임이지만...

오후 예배 전에 전도사님의 멘트와 함께 이어지는 그 감동적인 찬양,
성경한절 한절 찾아가며 배워나가는 송이꿀 보다 더 달콤한 성경말씀,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몸된 교회를 위해, 우리의 자녀를 위해
이어지는 간절한 기도들....
이 모든 것만큼 나에게 기쁨과 설레임을 주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나는 너무도 잘 안다.

그러나 난 같이 가겠노라고 하며
가방 가득 그 동안 모아왔던 우리목사님의 설교 TAPE를 챙긴다.
요즘 남편은 너무 바쁜 회사일로
한달에 한 두번 밖에 주일 성수를 못해 내 애 간장을 다 녹인다 .

같이 가주는 아내가 고마와
남편의 기분은 최고에 달하고
난 고속도로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설교 TAPE를 튼다
차 속은 금새 말씀의 은혜로 가득찬다.

난 지금도 예배시간에 남편 옆에 나란히 앉기가 참 어색하다.
남편은 계속 가까이 와서 앉으라지만 ...

남편이 믿지 않을때
두 부부가 나란이 앉아 있으면 왜 그렇게 부럽고 샘이 나든지
가만히 그 뒤에 가서 살포시 웃으며 떨어져 앉으라고 시샘을 부리곤 했었다.
지은 죄 때문일까?
지금도 남편 옆에 앉으면 주위를 살피고 있는 자신을 보며 멋적게 웃는다.

많은 신앙의 선배들의 조언
남편의 구원을 위해 울며 불며 30년

그러나 30년이 미쳐 안 된 어느날
남편은 예수님을 영접하였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지혜
바로 차안 설교이다.
워낙 여행을 좋아하는 남편인지라
여행 때만은 기분이 최고다.
이때가 바로 기회
훌륭한 목사님의 TAPE를 준비해
때로는 2박3일 때로는 3박4일 간간이 듣는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빌려간 TAPE는 이미 다 들었고
나의 임무는 무사히 끝난다.
이렇게 서서히 나의 남편은 예수님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도 이 방법을 잘 쓴다.
멋진 남편과 달콤한 여행에
우리 주님의 말씀까지 겸비되면 이 곳이 바로 천국이 아니겠는가?

그런대 큰일이다.
열심히 연습을 해도 나혼자 버벅거리고 실수하는데
다음 주 찬양을 어떡해야하나!

성가대 빼먹고 이것도 핑계가 되는지 모르겠네.

죄송해요, 주님 , 우리 성도님들
다음 주 부터는 열심히 하겠습니다.